로맨스 소설/현대물

공수한 장가보내기 - 여름궁전 (★★★☆)

sie84 2014. 11. 9. 17:47




분류: 현대물. 로맨틱 코메디. 다정남. 순결 남녀. 존댓말 남녀.

공씨 4형제 중 장남. 공기업 대리 33세 (공수한) X 퀼트 공방 여사장. 30대 초반 (윤정우)  



이어서 읽은 '리디 스토리' 연재작 중 하나. 비교적 최신작이다.


여름궁전님 작품은.. 책으로 샀었고 유일하게 이 블로그에 감상 안올렸던 '그녀의 최강남' 하나만 읽어봤었는데. 

글쎄, 그 땐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별 셋 아니면 별 셋 반 정도?.

그래도 그 작품에 비하면 이번 공수한... 이 더 괜찮게 읽히긴 하더라.

대놓고 로코물을 표방하는 작품이라서 그런가 생각없이 웃으면서 보기에는 제일 좋았기도 했고.


이 이야기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 셋을 거느리고 사느라고 연애다운 연애 한 번도 못해본, 겉가죽 멀쩡하고 잘나기 그지없는 장남 '공수한'을 장가 보내기 위한 남동생들의 작전에서 부터 시작된다.


대놓고 웃기는 것에 목적을 둬서 그런가, 등장 인물들 이름이 하나같이 대박인데 ㅋㅋㅋ

남동생이 줄줄히 '공정한, 공평한, 공손한' 이고. 사촌으로 '공허한, 공부한'. 아버지는 '공수표, 공한표'. 고모가 '공정심, 공경심'. 이게 ㅋㅋㅋ 대체 무슨 ㅋㅋㅋㅋ. 공자 들어가는 형용사 동사 명사 등등 모두 끌어다 쓰려나 싶었다지. ㅋㅋㅋ

그 외의 인물들도 이름들이 꽤 웃긴 게 몇 개 보였는데. 일단 공씨 집안들이 하나같이 인상 깊었던지라 더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


어쨋든 정한,평한,손한. 이 셋이서 열심히 머리를 싸매고 골라준 신부감이, 참하고 예쁘고 상냥하기까지 한 동네 상가의 퀼트 공방 여사장인 정우.

어떻게 해서든 연애 초보인 수한을 정우와 맺어주기 위해, 세 형제는 계략을 짜서 아예 넷 모두 퀼트 수업을 받기로 하고.

거기서 처음 만난 수한과 정우는, 동생들의 뒷공작이 없이도 이미 처음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지니게 되었다.. 라는거.


어디까지나 큰 형을 위한 작전이였기 때문에, 계략이니 어쩌니 해도 그저 귀여울 뿐이였고.

그나마 평한이 때문에 수한이 고민하고 삽질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글쎄, 오해하게 만든 평한 보다 오해한 수한쪽이 나는 더 별로였던지라 여기서 점수 좀 깎기 -_-.


동생인 평한이 정우를 좋아하고 있다, 고백까지 했다. 라고 지레짐작으로 삽질을 하는 남주인데. 아니; 그 때문에 고민을 한다치고, 자기한테 작업 들어오던(?) 호감남이 갑작스럽게 자기를 피하고 무시하고 도망다니면 내가 정우가 아니라도 화날만 하지.

그것도 동생 때문이라니.


원래부터 형제간의 큰 우애를 다루는 작품이기도 했고, 공수한이란 인물 자체가 바르고 올곧고 고지식할 정도로 다른 길을 못가는 인물이라서 고민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음. 그래도 로설의 남주라면 이런 사정 때문에 피하기 보다는 대놓고 물어본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오해라도) 동생을 붙잡고 제대로 터놓고 애기를 한다거나. 뭔가 좀 더 직설적인 태도를 취해주기를 바랬다.

나중에 모든걸 다 알고 난 정우가 화를 내기는 하는데, 너무 금방 풀려버려서리.

이거 현실에서 있었으면 싸대기 감이야. 자기 혼자서 한 오해와 삽질로 나를 힘들게 하다니. 

남동생이 소중한건 알지만 그렇다고 마음가는 상대를 포기할까 말까 고민할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로설 남주는 좀 그렇잖아?.


어쨌든, 작품 분위기상 그렇게 심각하게 다뤄지는 애기는 아니였고. 거의 시종일관 달달하기 그지 없는 작품이였던지라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더라.

나는 좀 분개했지만 정우는 봐줄만 한 모양인가보지; 하고<.


그 외에도 외계인 급으로 남의 말 안듣는 소개팅녀가 나와서 설치는데. 사람이 좋아도 너무 좋은 공수한씨.

정우가 서운한것도 당연하다 싶었드랬지. 

오죽하면 그 눈치코치 없는 평한이가 대들면서 지적했을까봐.

본래 성정도 그렇고 동생들 때문에 바르게 크려고 노력한 점도 이해는 하지만, 조금 더 자기를 돌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았을거다 공수한.

연애 초보고 쑥맥이고 하니 이쯤에서 넘어가긴 한다면은야. 본인도 많이 깨달았을 테고(..)


암튼 이렇게 잼나게 읽고 넘기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현실에서 이런 남자. 과연 받아들이면서 사랑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였다.


장성한 시동생이 셋이나! 딸려있는 네 형제의 장남. 시월드는 없겠지만, 이미 시동생의 존재 만으로도 큰 두려움일테고. (여기서야 로설이니 형제들이 모두 착하고 귀엽지만;).

거기다 남편은 참 잘생겨서 얼굴 값을 할테고(;), 거기다 본인 성격이 곧고 바르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두고보지 못하고 불의를 못 참는 등의... 여러모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참고 넘기기 힘든 부분까지 가지고 있는데.

과연 얼굴과 괜찮은 연봉이라는 조건 하나로 이런 남자와 결혼해도 괜찮을까?............ 라는, 아주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이말 ㅋㅋㅋ.

글쎄; 현실이라고 치면 나는 안되겠지.

우리 엄마 말마따나 잘생긴 사람은 얼굴 값을 할테고 (우리 아빠-_-;;), 그게 아니더라도 가정을 챙기기 보다는 어쩌면 주변을 돌보는데 더 바쁘고 동생들 챙기는데 한 주장 할거 같은 남자라. 얼마나 피곤할까 싶다.


뭐 다시 말하지만 이건 로설일 뿐이고, 사람 좋은 여주 정우와, 그녀를 형수님으로 떠받들어 모시는 착하고 재밌는 시동생들. 현실적인 문제따위 존재하지 않는 그런 따뜻한 환경일테니. 

이건 어디까지나 내 망상 이였을 뿐.


결국은, 이래나 저래나 로설의 남주는 너무 정직하고 올곧은거 보다 적당히 약삭 빠르고, 자기 사랑을 우선으로 새기고 받아들이는 융통성이 필요하다는거!.



... 어쩐지 감상이 옆길로 샜다;


쨋든, 가격에 비해 많은 분량과 가볍게, 톡톡 튀는 에피소드로 무장 되어있는 귀여운 로코물.

달달하기도 참 달달했고, 비록 순수한 작품이지만(키스씬만 많다 ㅋㅋㅋ) 별달리 아쉽지 않을 정도로 충족된 이야기였다.


책으로 샀었다면...글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북으로 보기에는 돈 아깝지 않은 나름 괜찮은 작품 이였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