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 치프와 양갱이 - 나난씨 (★★★☆)
분류: 현대물. 메디컬물. (아닌 척) 재회물.
민국대 일반 외과 치프 29세 (최완) X 민국대 말턴(인턴 말기) 26세 (박연경)
발랄한 로코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과 달리, 상당히 진중하고 조용한 이야기.
메디컬 물이라길래 잡아 본 건데, 솔직히 프롤로그 때 부터 속았다 싶더라^^; 어찌나 어둡던지.
이 이야기는 상처 많은 남주와 마찬가지로 힘들게 버틴, 하지만 씩씩한 여주의 서로를 감싸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랑 이야기였다.
아닌 척 재회물이라고 분류 한 건, 프롤로그 때. 둘은 서로 기억도 못하긴 하지만, 연경 15, 완 18세 때 같은 병원에서 같이 '엄마'의 장례식을 치뤘기 때문이라는거.
연경은 하나 뿐인 엄마를 익사로 잃게 되고, 완은 엄마를 자살(약)로 맞게 되고.
각각 다른 이유지만 같은 병원에서 같은 날에 같은 아픔을 맞은 두 사람이라서, 재회물....에 포함시켜도 될 듯 싶더라.
그런 두 사람이 성인이 되서 재회 한 것도 예전의 그 '속초 의료원' 이였으니까.
메디컬 물에서 흔할 법한, 냉정 침착, 능력 좋은 의사 남주와. 씩씩하고 굳헤고도 눈물 많은 여린 심성의 여주.
이 이야기도 그닥 다를건 없었다.
다만,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서로에게 빠져 들었다는 점?.
한 권 짜리라서 그런가. 실제적으로 이야기 속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지고 마음을 주고받게 되는 건 고작 일주일 간만 이라고 하더라.
뭔가 좀 더 시간이 흘렀겠으려니.. 싶었는데 기간 보고 깜짝 놀람. ㅋㅋㅋㅋ
뭐, 그 만큼.. 아니 적어도 완에게는 정말 '연경' 하나 뿐만 될 정도로 소중해 졌으니 시간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은야.
그래도 완의 큰 상처였고 현재 진행형이였던 '그의 아버지'가 생각 이상으로 좋은 사람이였다는게 가장 위안이 되는 점이다.
작품 분위기상, 눈에 띄는 반대라든가 괴롭힘 같은건 없을 거 같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완이 부잣집 아들이였던지라.
어떻게 진행 되려나.. 했더니, 완이 연경을 내려놓을까 하고 고민했던 시간도 몇 페이지도 안되서 끝이고. 아버지인 최회장 역시 마음을 닫았을 뿐 본성은 좋은 사람이라서 그냥 인간 됨됨이만 보고 연경을 받아주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가 상당히 뜬금 없던데.
원래대로 서울로 돌아와서 같은 병원의 치프, 레지던트 1년 차로 활동하는 모습이 아주 잠깐. 다음 페이지 넘기자 마자 결혼식이고 뭐고 다 생략하고 만삭의 연경이가 나오지 않나. (이게 몇년이 흐른 건지도 모르고). 그대로 보고 있자니 갑자기 진통이 와서 바로 뚝딱 하고 아들 낳은 걸로 넘어가니.
이게 뭐냐며 ㅋㅋㅋ 겁나 황당했었다.
조금 지루하리 만큼 감정선을 따라서 조용히 흘러가던 작품이였는데 에필로그는 이렇게 숭덩숭덩 가위로 자른 것 처럼 넘어가 버리다니.
내가 산 전자책에 문제가 있는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 에필로그는 좀 에러였다는거.
차라리 다 덮어두고 그냥 병원 생활만 보여주던가. 그거 아니면 결혼식 하는 부분만 보여주던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연경이가 언제까지 레지던트로 활약하다가 언제 임신을 해서 병원을 관두고 집에 있었는가..등등의... 뭐 그런 부분만 잘라서 보여줬으면 됬을 텐데. 이런 개뜬금포는 아니라고 봐(..)
어떤 의미, 이번 이야기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에필로그였다고 본다;;;.
어쨌든, 큰 사건이나 굴곡 없이 편하게 읽히면서도 내내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해 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뭔가, 좀 더 조용하고 편한 환경에서 읽었으면 나도 더 재밌게 읽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제일 아쉬운 점이였다.
요즘 몸 컨디션도 그렇고 영 그닥인지라 OTL..